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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진 ‘원먼스 페스티벌’, 이제 필요한 것은 완성도다 [현장 속으로]

부산소공연장연합회 주최… 올해 세 차례
‘많이 하는 축제’ 넘어 ‘믿고 보는 축제’로
미술 취재로 자리를 옮기기 전 음악을 담당하던 시절, 개인적으로 유심히 지켜본 축제가 있다. 부산소공연장연합회가 주최·주관하고 부산시가 후원하는 ‘우리동네 문화살롱 페스타: 원먼스 페스티벌’이다. 동네 곳곳의 소공연장에서 클래식, 재즈, 국악, 인디 등 다양한 장르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처음 취재했을 무렵 원먼스 페스티벌은 6월 한 달간 1일 1공연 형태였다. 시민들의 호응에 힘입어 2024년부터는 7월과 10월 등 연 2회로 확대됐고, 올해는 7월과 10월에 이어 12월이 추가돼 세 차례에 걸쳐 총 90회 공연으로 규모를 키웠다.

2026 부산 원먼스 페스티벌 프로그램 가이드북 표지. 김은영 기자
2026 부산 원먼스 페스티벌 프로그램 가이드북 표지. 김은영 기자


며칠 전, 한 달에 한 번 공연 보는 모임에서 오랜만에 소공연장을 찾았다. 비치된 프로그램 가이드북과 포스터를 보며 짧은 시간에 축제가 이만큼 자리 잡았구나 싶어 반가웠다. 동네의 작은 무대들이 하나의 축제로 이어지는 모습도 고무적이었다.

그러나 그 반가움은 공연 시작 후 씁쓸함으로 바뀌었다. 이날 무대 위 모습은 준비가 부족해 보였다. 보컬은 “가사가 좋으니 음미해 달라”고 했으나 가사는 거의 전달되지 않았다. 노래 중 음정과 박자를 놓쳐 “다시, 다시”라며 멈추는 일이 반복됐고, 보컬과 연주의 호흡이 맞지 않아 진행이 끊기기도 했다.

아티스트도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관객은 그 사정을 알 수 없다. 관객이 마주하는 것은 표값과 무대의 완성도뿐이다.

입장료는 균일가인 1만 원이었다. 공공 예산이 투입되는 부산시 후원 사업이기도 하다. 1만 원은 누군가에게 작은 돈일지 모르지만, 거기에는 소공연장을 찾아온 관객의 신뢰와 지역 예술 생태계를 지원하는 시민의 기대, 공공 프로그램의 책임이 함께 담겨 있다.

자주 가던 동네도, 잘 알던 단체도 아니었다. 순수하게 소공연장을 응원하고 싶어 찾아갔기에 실망은 더 컸다. 함께 관람한 이들도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원먼스 페스티벌의 외형 성장은 분명 의미가 크다. 그러나 규모가 커질수록 필요한 것은 단순한 횟수 증가가 아니라 관객이 믿고 찾을 최소한의 완성도다. 주최 측과 공연장은 프로그램 편성 과정에서 준비 상태를 점검하고 리허설과 음향 등 기본 품질 관리에 세심해져야 한다.

소공연장 생태계와 지역 예술가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무대에 오르는 팀들이 그 자리의 무게를 느껴주길 바란다. 원먼스 페스티벌이 오래 사랑받으려면 ‘많이 하는 축제’를 넘어 ‘믿고 보는 축제’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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