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PLUS

M E N U

펀부산로고

펀부산

[키아프리즈 2026] '대박' 대신 '실속'…부산 화랑 12곳, ‘조용한 선전’

블루칩 신작·한국 거장 작품 거래 활발
프리즈 '스포트라이트' 뚫은 맥화랑·데이트
쿠사마, 녹는 눈사람, 서도호도 관심 높아
올해 처음 도입된 '스포트라이트' 섹션을 통해 프리즈에 입성한 부산 맥화랑의 김정명 작가가 2일 전시장에서 활짝 웃고 있다. 김 작가는 '옐로 라인(Yellow Line, 1999~2000)' 연작을 선보였다. 김은
올해 처음 도입된 '스포트라이트' 섹션을 통해 프리즈에 입성한 부산 맥화랑의 김정명 작가가 2일 전시장에서 활짝 웃고 있다. 김 작가는 '옐로 라인(Yellow Line, 1999~2000)' 연작을 선보였다. 김은영 기자 key66@
프리즈 '오타 파인 아츠' 부스에 걸린 쿠사마 야요이 '자화상: 야요이짱'을 관람객들이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김은영 기자 key@66
프리즈 '오타 파인 아츠' 부스에 걸린 쿠사마 야요이 '자화상: 야요이짱'을 관람객들이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김은영 기자 key@66
프리즈 서울이 특별 아티스트 프로젝트로 선보인 부산 출신 작가 전준(전준호에서 개명)과 문경원 듀오의 참여형 설치 작품 '모바일 아고라'(2022-2024). 둥근 원 형태가 아닌 반원 구조로 길쭉하게 설치했다. 페
프리즈 서울이 특별 아티스트 프로젝트로 선보인 부산 출신 작가 전준(전준호에서 개명)과 문경원 듀오의 참여형 설치 작품 '모바일 아고라'(2022-2024). 둥근 원 형태가 아닌 반원 구조로 길쭉하게 설치했다. 페어를 돌아보다 지친 사람들이 많이 앉아서 쉬고 있다. 김은영 기자 key@66


2일 서울 코엑스에서 막을 올린 ‘2026 키아프 서울’과 ‘프리즈 서울’(이하 키아프리즈) 현장은 미술 시장 불황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컬렉터들과 미술 관계자들로 북적였다. 지난해처럼 ‘억’ 소리 나는 대형 판세는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중간 가격대 작품들이 빠르게 소진되는 내실 위주의 실속형 거래가 이어졌다. 프리즈와 키아프에 출사표를 던진 부산의 12개 갤러리 부스에도 실구매 목적의 컬렉터 발길이 이어지며 활기를 띠었다. 특히 부산 데이트갤러리와 맥화랑의 프리즈 ‘스포트라이트’ 진출은 판매액을 떠나 지역 화랑의 기획력을 입증한 대목이다.

개막 첫날 프리즈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작품은 타데우스 로팍이 내놓은 아드리안 게니의 2026년 신작 회화 '묘비가 있는 인물(Figure with Funerary Stele)'이다. 110만 유로(약 17억 400
개막 첫날 프리즈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작품은 타데우스 로팍이 내놓은 아드리안 게니의 2026년 신작 회화 '묘비가 있는 인물(Figure with Funerary Stele)'이다. 110만 유로(약 17억 4000만 원)에 거래됐다. 타데우스 로팍 제공


블루칩부터 한국 작가까지…개막 첫날 성황

개막 첫날 프리즈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작품은 타데우스 로팍이 내놓은 아드리안 게니의 2026년 신작 회화 ‘묘비가 있는 인물(Figure with Funerary Stele)’로, 110만 유로(약 17억 4000만 원)에 거래됐다. 안토니 곰리의 조각 ‘홀드’(2024)는 75만 파운드(약 13억 8000만 원), 데이비드 살레의 회화 ‘블루 트렁크스’(2025)는 17만 5000유로(약 2억 8000만 원)에 판매됐다.

박서보의 '묘법' 작품. 타데우스 로팍 제공
박서보의 '묘법' 작품. 타데우스 로팍 제공
프리즈 '국제갤러리'에 나란히 걸려 있는 유영국(왼쪽)과 박서보 작품. 김은영 기자 key@66
프리즈 '국제갤러리'에 나란히 걸려 있는 유영국(왼쪽)과 박서보 작품. 김은영 기자 key@66


한국 작가들의 거래도 활발했다. 갤러리현대는 김창열의 작품을 110만 달러(약 15억 원)에, 화이트 큐브에서는 박서보의 말년 ‘묘법’ 작품이 30만 달러(약 4억 1000만 원)에 각각 판매했다. 국제갤러리는 하종현의 ‘이후 접합’ 연작(추정가 약 3억 4000만∼4억 1000만 원)을, 조현화랑은 4만∼14만 달러(약 5000만∼2억 원)에 달하는 이배의 청동 조각 7점을 내놨다.

키아프에서도 판매가 이어졌다. 국제갤러리가 선보인 유영국의 1979년 작 ‘워크(WORK)’와 수천만 원대의 장 미셸 오토니엘 작품들이 거래됐다. 유영국은 시장 유통량이 적어 관심이 더 집중됐는데, 국제갤러리의 40호 1971년 작도 프리즈 2일 차에 판매돼 최고가를 다시 경신했다. 한국을 방문한 북미 미술관의 이사회(Board of Trustees) 회원 중 한 분이 22억~25억 원 사이에서 소장했다. 페이스 갤러리 역시 15억 원 상당의 유영국 회화를 내걸었다.

프리즈에서 '글래드스톤'이 선보인 필립 파레노의 녹아내리는 눈사람 조각 '아이스맨 인 리얼리티 파크(1995-2019)'. 김은영 기자 key@66
프리즈에서 '글래드스톤'이 선보인 필립 파레노의 녹아내리는 눈사람 조각 '아이스맨 인 리얼리티 파크(1995-2019)'. 김은영 기자 key@66
프리즈 '리만머핀' 부스에서 전시 중인 서도호 작품. 김은영 기자 key@66
프리즈 '리만머핀' 부스에서 전시 중인 서도호 작품. 김은영 기자 key@66


한편, 최근 별세한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들도 곳곳에 내걸렸다. 오타 파인 아츠는 ‘자화상: 야요이짱’(2014)을 중심으로 부스를 꾸려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글래드스톤이 선보인 필립 파레노의 녹아내리는 눈사람 조각 ‘아이스맨 인 리얼리티 파크(1995–2019)’와 리만머핀·STPI에서 솔로 부스와 실 드로잉을 선보인 서도호의 전시 공간 앞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올해 처음 도입된 '스포트라이트' 섹션을 통해 프리즈에 입성한 부산 맥화랑의 김정명 작가 작품. 김 작가는 '옐로 라인(Yellow Line, 1999~2000)' 연작을 선보였다. 김은영 기자 key66@
올해 처음 도입된 '스포트라이트' 섹션을 통해 프리즈에 입성한 부산 맥화랑의 김정명 작가 작품. 김 작가는 '옐로 라인(Yellow Line, 1999~2000)' 연작을 선보였다. 김은영 기자 key66@


프리즈 뚫은 부산 맥화랑·데이트갤러리

올해 프리즈 서울에 처음 도입된 ‘스포트라이트’ 섹션을 통해 프리즈에 입성한 맥화랑은 부산 작가 김정명(1945년생)의 ‘옐로 라인(Yellow Line, 1999~2000)’ 연작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개막 현장을 찾은 김 작가는 “도로 위 노란 선은 익숙한 질서의 언어지만, 작품 안으로 가져오면서 단순한 경계가 아닌 인간과 문명이 지나온 ‘길’로 바꿔 놓는다”며 “기성품을 가로지르는 서로 다른 시대의 역사적·문화적 인물들이 연결되는 점이 유머러스하다”고 설명했다. 해당 섹션을 기획한 고원석 디렉터는 “김정명 선생님의 진가와 작품이 이번 기회에 더 많이 알려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올해 프리즈 서울에 처음 도입된 '스포트라이트' 섹션을 통해 프리즈에 입성한 부산 '데이트갤러리'의 최인수 작가 전시 전경. 김은영 기자 key66@
올해 프리즈 서울에 처음 도입된 '스포트라이트' 섹션을 통해 프리즈에 입성한 부산 '데이트갤러리'의 최인수 작가 전시 전경. 김은영 기자 key66@
부산 '데이트갤러리'의 최인수 작가 작품. 김은영 기자 key66@
부산 '데이트갤러리'의 최인수 작가 작품. 김은영 기자 key66@


데이트갤러리는 황해도 출신으로, 서울대 미술대학과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1977), 독일 국립 칼스루에 미술대학(1982)을 졸업한 최인수 작가(1946년생)와 매칭됐다. 데이트갤러리 김경애 대표는 “20년간 한국 추상미술과 단색화를 꾸준히 연구하며 소개한 전문 화랑으로 인정받은 것 같아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부산 갤러리 12곳이 ‘찜’한 작가는

부산에서 키아프리즈에 참가한 화랑은 모두 12곳이다. 조현화랑, 맥화랑, 데이트갤러리는 키아프와 프리즈 양쪽에 부스를 냈고, 갤러리 마레, 갤러리 우, 갤러리 휴, 갤러리조이, 리앤배, 소울아트스페이스, 아트소향, OKNP, 카린 등 9개 화랑은 키아프에만 참가했다.

프리즈 '조현화랑'에 전시된 이배 작가의 작품. 김은영 기자 key66@
프리즈 '조현화랑'에 전시된 이배 작가의 작품. 김은영 기자 key66@


조현화랑은 키아프리즈 양쪽 통틀어 이배 작가의 인기가 가장 높았다. 프리즈는 이배 단독 부스로, 키아프는 김택상, 김홍주, 이배, 강강훈 등 연합 작품을 냈다. 특히 김택상은 현재 조현화랑 서울과 부산 달맞이점·해운대점 등 3개 공간에서 동시 전시를 열고 있는데, 이번 프리즈에선 KB금융지주 협업으로 특별전 ‘별의 축적’도 선보여 전시관 앞으로 입장을 기다리는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맥화랑은 프리즈에 김정명 작가로 참가했지만, 키아프에서는 강혜은, 김은주, 박진성, 방정아 등 8명의 작가를 소개했다. 장영호 대표는 “개막 첫날부터 골고루 판매되어 출발이 좋다”고 밝혔다. 데이트갤러리는 키아프에 김춘환, 박석원, 우종택, 윤상렬 등 8명의 작가 작품을 냈다. 채성필과 최병소 작품 문의가 많았다고 데이트갤러리 관계자는 전했다.

키아프 '카린' 부스에서 선보이고 있는 김수지 작가 작품. 김은영 기자 key66@
키아프 '카린' 부스에서 선보이고 있는 김수지 작가 작품. 김은영 기자 key66@
키아프에 박영환 작가 단독 부스로 꾸민 '갤러리 휴' 부스 전경. 김은영 기자 key66@
키아프에 박영환 작가 단독 부스로 꾸민 '갤러리 휴' 부스 전경. 김은영 기자 key66@


카린과 갤러리 휴는 키아프 초대장을 처음 받아 ‘키아프 플러스’ 섹션에 이름을 올렸다. 카린은 김도플, 김수지, 이소윤 세 작가와 함께하는데, “로드아일랜드를 졸업하고 예일대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김수지 작가 개인전이 지난주에 막 끝난 덕분인지 관심이 많은 편”이라고 소개했다. 갤러리 휴는 부산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박영환 작가 단독 부스로 꾸몄는데, “첫날부터 반응이 나쁘지 않아 기대가 크다”고 이아람 대표가 전했다.

키아프 '갤러리 마레' 부스에서 만날 수 있는 안봉균 작가 작품. 김은영 기자 key66@
키아프 '갤러리 마레' 부스에서 만날 수 있는 안봉균 작가 작품. 김은영 기자 key66@
키아프 '갤러리 우' 부스에서 만날 수 있는 부산 출신의 한충석 작가 작품. 김은영 기자 key66@
키아프 '갤러리 우' 부스에서 만날 수 있는 부산 출신의 한충석 작가 작품. 김은영 기자 key66@
키아프 '갤러리조이' 부스에서 만날 수 있는 부산 출신의 조나라 작가 작품. 김은영 기자 key66@
키아프 '갤러리조이' 부스에서 만날 수 있는 부산 출신의 조나라 작가 작품. 김은영 기자 key66@
키아프 '리앤배' 부스 설치 전경. 맨 앞은 금민정 작가 작품이다. 김은영 기자 key66@
키아프 '리앤배' 부스 설치 전경. 맨 앞은 금민정 작가 작품이다. 김은영 기자 key66@
키아프 '소울아트스페이스' 부스에 전시 중인 장승택 작가 작품. 김은영 기자 key66@
키아프 '소울아트스페이스' 부스에 전시 중인 장승택 작가 작품. 김은영 기자 key66@
키아프 '아트소향' 부스에서 만난 감성빈 작가와 작품. 김은영 기자 key66@
키아프 '아트소향' 부스에서 만난 감성빈 작가와 작품. 김은영 기자 key66@
키아프 'OKNP' 부스에서 만날 수 있는 부산 출신의 박성옥 작가 작품. 김은영 기자 key66@
키아프 'OKNP' 부스에서 만날 수 있는 부산 출신의 박성옥 작가 작품. 김은영 기자 key66@


갤러리 마레는 안봉균, 에밀리 영, 이지현 세 작가로 참여 중인데, 사윤주 대표는 “안 작가 작품은 인기가 꾸준한 편이고, 이지현 작가는 가져온 3점이 첫날 다 팔려서 작가에게 추가로 작품을 보내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갤러리 우는 대표 작가 한충석과 요시무라 무네히로, 방지영, 마유카 야마모토 등 부산 작가 2명과 일본 작가 2명을 소개하는데, 강우현 대표는 “역시 한충석 작가가 잘나가고, 요시무라 무네히로도 관심이 많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갤러리조이, 리앤배, 소울아트스페이스, 아트소향, OKNP 등 나머지 화랑들도 첫날부터 1~2점씩 판매되거나 완판 사례가 이어지며 실속 있는 성과를 거뒀다. OKNP 오상현 대표는 “박성옥 작가는 개막과 동시에 5점이 팔렸다”고 전했다. 아트소향은 전속 작가 감성빈(1983년생)의 솔로 부스를 선보였는데, 남은진 대표는 “감 작가와는 10년 가까이 아트페어에 나왔는데 이제는 본격적으로 솔로 부스를 보여줘도 될 것 같은 확신을 얻었다”며 “페어 성격에는 다소 무거운 듯한 ‘애도’라는 주제에도 많은 컬렉터가 첫날부터 관심을 보여줘 감사하다”고 설명했다.

3일부터 일반 관람이 시작되고, 프리즈는 5일까지, 키아프는 6일까지 열린다.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