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적인 가족 서사에 트랜스젠더 소재를 녹여내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은 연극 한 편이 부산을 찾는다. 배우들이 극 중 배역을 끊임없이 교차하며 연기하는 독창적인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영화의전당은 오는 8월 15일부터 16일까지 하늘연극장에서 연극 ‘말린 고추와 복숭아향 립스틱’을 공연한다고 30일 밝혔다.
2023년 초연된 이 작품은 연극창작집단 ‘공놀이클럽’의 대표작이다. 이야기는 재개발을 앞둔 2010년 서울 은평구의 한 연립주택을 배경으로 한다.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가족으로부터 독립을 꿈꾸는 스무 살 재수생 ‘은빈’은 오빠의 커밍아웃을 막아야 하는 예상치 못한 상황과 마주한다. 작품은 퀴어 정체성을 가진 인물의 삶을 익숙한 한국적 가족 서사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그 안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유쾌하면서도 섬세하게 그려낸다.
특히 배우들이 고정된 배역 없이 시시각각 역할을 바꿔가며 여러 인물을 소화하는 연기 방식이 눈길을 끈다. 성별과 연령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배우들의 연기는 관객이 인물들의 입장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강훈구 연출가는 이러한 배역 전환에 대해 “가족 내부에 존재하는 긴장감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참신한 내용과 연출을 인정받은 이 작품은 지난해 백상예술대상 ‘젊은연극상’과 서울예술상 ‘심사위원 특별상’을 휩쓸었다. 이어 2024년에는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 3’, 월간 <한국연극> 선정 ‘공연 베스트 7’ 등에 이름을 올리며 작품성을 입증했다.
강훈구 연출가는 “세대와 젠더 간의 단절과 대립이 첨예해진 시대에 서로의 입장을 연극적으로 바꿔보며 이해의 가능성을 발견하고자 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영화의전당 관계자는 “영어덜트 세대의 고민과 삶을 신선하고 깊이 있게 담아낸 우수한 창작 연극을 부산 관객에게 선보이게 되어 뜻깊다”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가족과 세대, 정체성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나누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티켓은 영화의전당 홈페이지와 놀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으며, 조기 예매 시 3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자세한 문의는 전화(051-780-6060)로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