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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일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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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과 야먕이 뒤엉킨 밀실 속 암투"…부일시네마 시즌3 세 번째 상영작 '콘클라베'

갑작스러운 교황의 선종으로 로렌스(레이프 파인스)가 콘클라베 단장을 맡게 된다. 엔케이컨텐츠 제공
갑작스러운 교황의 선종으로 로렌스(레이프 파인스)가 콘클라베 단장을 맡게 된다. 엔케이컨텐츠 제공


'매월 만나는 인생 명작 부일시네마'(이하 ‘부일시네마’)가 지난 25일 영화를 사랑하는 <부산일보> 독자들을 초대해 세 번째 상영회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부일시네마는 전문가가 엄선한 숨은 명작을 매달 함께 관람하고 감상을 나누는 참여형 문화 행사다. 이번 상영작은 에드워드 버거 감독의 영화 '콘클라베'(2025)로, 새 교황 선출을 둘러싼 치밀한 권력 다툼과 인간의 본성을 파헤친 정치·심리 스릴러다.

갑작스러운 교황의 선종 후 로렌스 추기경(레이프 파인스)이 콘클라베 단장을 맡으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바티칸 게스트하우스인 '성 마르타의 집'으로 전 세계 추기경들이 모여들고,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 환경 속에서 비밀 투표가 진행된다.

로렌스는 교황 유력 후보들의 이면을 알게 되면서 고뇌에 빠진다. 엔케이컨텐츠 제공
로렌스는 교황 유력 후보들의 이면을 알게 되면서 고뇌에 빠진다. 엔케이컨텐츠 제공


하지만 투표가 거듭될수록 추기경들의 숨겨진 이면이 드러난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유력 후보를 끌어내리기 위해 모략을 일삼고 물밑에서 표를 매수하는가 하면, 교회를 지켜야 한다며 강경한 보수 입장을 앞세워 대립하기도 한다. 신념과 야망이 뒤엉킨 밀실 속 암투는 과연 교황 선출이 신의 뜻인지 의심하게 만든다.

교황직에 뜻이 없던 로렌스마저 고뇌에 휩싸인다. 이때 분쟁 지역에서 묵묵히 헌신해 온 베니테스 추기경(카를로스 디에스)이 나선다. 그는 파벌 싸움에 갇힌 교회가 과거에 머물지 않고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해 깊은 울림을 안기며 결국 새 교황의 자리에 오른다.

영화는 종교와 정치 이념의 충돌부터 교회 내 여성의 역할 확대, 성 정체성에 이르기까지 현대 사회를 관통하는 묵직한 화두를 던지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로렌스는 교황 유력 후보들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고뇌에 빠진다. 엔케이컨텐츠 제공
로렌스는 교황 유력 후보들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고뇌에 빠진다. 엔케이컨텐츠 제공


상영 후 진행된 모퉁이극장의 시그니처 프로그램 '소감 한 토막'에서는 관객들의 다채롭고 진솔한 감상이 이어졌다.

이날 모더레이터로 나선 염포생활권역 어촌신활력증진사업 김희진 소장은 "영화는 픽션이지만 우리가 존경해 마지않던 추기경들의 색다른 이면을 엿보게 한다"며 "밀실 안에서 벌어진 이야기들에 대해 각자의 감상을 편안하게 나눠보자"며 대화의 말문을 열었다.

이날 한 관객은 "겉모습만으로 사람을 쉽게 판단해선 안 된다는 걸 느꼈다"며 "완벽한 사람을 가려내는 이야기라기보다 불완전한 이들이 서로의 다름과 진실을 마주하며 더 나은 선택을 찾아가는 서사로 다가와 깊은 울림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2회차 관람했다는 관객은 "성직자라는 존재가 주는 그런 사람들이 보통의 인간처럼 다투는 그 과정 자체가 흥미로웠다"고 평했다.

또 다른 관객은 "화려한 색감과 사운드가 극장의 몰입감을 끌어올렸고, 현실 사회의 축소판 같은 선출 과정이 대단히 인상 깊었다"며 "배척받던 모든 요소들을 지닌 인물이 새 지도자로 세워지는 결말은 많은 생각을 해보게 만드는 대목"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염포생활권역 어촌신활력증진사업 김희진 소장이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모퉁이극장 제공
염포생활권역 어촌신활력증진사업 김희진 소장이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모퉁이극장 제공


관객들의 소감이 끝난 뒤 김희진 소장은 영화의 연출 기법에 대해 상세한 해설을 덧붙였다. 김 소장은 "영화의 어둡고 낮은 조도, 강한 명암 대비, 그리고 인물의 뒷모습을 집요하게 쫓는 카메라는 필름 누아르의 대표적인 시각적 양식"이라며 "밀실이라는 폐쇄적인 공간 속에서 인간의 무의식과 감춰진 욕망, 서스펜스를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 소장은 "영화는 '확신과 의심', 그리고 '하느님과 교회의 믿음'이라는 두 가지 질문을 던진다"며 "신을 믿기 위해 종교와 교회를 만들었지만 정작 맹목적인 확신에 갇혀버린 현실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고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라고 전했다.

현장에서 진심 어린 감상을 공유한 관객 5명에게 영화 포스터 등 소정의 경품이 증정됐다. 행사에 참여하고 소중한 소감을 나누는 관객들을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경품 혜택과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BNK부산은행이 후원하는 부일시네마는 매월 마지막 주 화요일 모퉁이극장에서 열린다. 부산닷컴 문화 이벤트 공간인 '해피존플러스'(hzplus.busan.com)를 통해 관람 신청이 가능하다. 신청자 중 추첨을 통해 1인당 입장권 2장을 제공한다. 부일시네마의 내달 상영작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202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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